수칙(守則)의 3번째 내용은 “무자기(無自欺)는 도인의 옥조(玉條)니, 양심을 속임과 혹세무민(惑世誣民)한 언행과 비리괴려(非理乖戾)를 엄금함.”으로 되어있다.

  여기서 무자기(自欺)는 ‘어떤 말이나 행동에서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 옥조(玉條)는 ‘매우 중요한 조목이나 규정, 꼭 실천 수행해야 하는 조건’을 의미한다. 따라서 대순진리회에서 도통이란 궁극적인 인간완성을 위해 수도에 전념하고 있는 도인들에게 무자기는 도통이란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항목이란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도통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래의 무욕청정한 양심(良心)을 회복했을 때 가능한 것이며 양심 회복은 자신을 속이지 않는 무자기로부터 시작된다. 무자기를 이루게 되면 정신개벽이 되고 더 나아가 인간개조, 즉 도통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무자기를 이루기 위한 실천방안으로 수칙에서 ‘양심을 속임과 혹세무민(惑世誣民)한 언행과 비리괴려(非理乖戾)를 엄금함’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양심을 속임’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사람은 언제 양심을 속이게 되는 것인가? 그것은 사람의 2가지 마음인 양심과 사심 중 사심(물욕에 의하여 발동하는 욕심)에 사로잡히게 되면서 양심을 저버리는, 즉 양심을 속이게 된다.

  일단 사심에 사로잡혀 처음으로 잘못된 언행을 하려는 순간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내면에서 들려오는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하며 섣불리 말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주저하게 된다. 그러면 사심은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사는데 누가 알아준다고 너만 성인군자처럼 살 필요가 있느냐”고 유혹을 하며 양심을 흔들어 놓는다. 이처럼 마음속에서 양심과 사심이 한 바탕 싸움을 벌이게 되며 그러다가 “나만 바르게 산다고 세상이 달라지기라도 하겠는가!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하면서 잘 살고 있는데. 그래 이번 한 번만 눈 딱 감고 하는 것이다”하며 마음을 결정하면 양심을 저버리고, 즉 양심을 속이고 실행에 옮기게 된다. 처음 한 번 넘어서기가 어렵지 다음부터는 쉽사리 마음을 속이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는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게 되어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자동차처럼 마음을 속이는 것이 일상이 돼버려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양심을 속이지 않음으로써 무자기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사심을 제거하고 더 이상의 사심이 생기지 않도록 양심을 지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사심은 욕심으로 자신의 분수를 망각하거나 노력한 것 이상의 것을 바라면서 생겨남으로 항상 자신의 분수에 넘치는 일이 없는가를 살펴보고 노력한 대가만을 받아들임으로써 없애 나갈 수 있다. 또한 늘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남을 잘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겠다.

  양심의 본질인 참됨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항상 정직과 진실을 근본으로 생활하며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은 합리화하며 정당화시키기보다는 항상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해 고쳐나가는 실천수행이 필요하다.

  두 번째, ‘혹세무민한 언행’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혹세무민은 사사로운 목적을 위해 세상을 어지럽히고 사람들을 정신을 못 차리게 하여 속이는 것으로 이는 자신을 속이는 것은 물론이고 남까지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것이기에 그 죄는 더욱 커 운수와 도통과는 거리가 먼 구렁텅이로 자신을 몰고 가게 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자신만을 속이는 선에서 머무른다면 어떤 계기로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 뉘우쳐 개선될 여지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일단 그것이 자신의 선을 넘어 다른 사람까지 속이는 상황으로까지 전개된다면 그 죄는 자신의 허물로 되돌아 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계속해서 자신을 속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일삼게 되면 도전님께서 “사람이 거짓말을 자꾸 하게 되면 진구렁텅이로 빠져든다.”고 말씀해주신 바처럼 헤어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일정 수준을 벗어나면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 사람의 언행이 명백히 잘못되었음이 드러나 보이나 자신만은 자기의 생각이나 행동이 이치에 절대로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에 얽매여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현재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인식하게 된다면 자신을 되돌아볼 여지가 생기겠지만, 거짓말 한 것이 당상 눈앞에 현실로 쉽사리 드러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을 합리화하는데 익숙해져 있다면 별반 문제될 것이 없는 것으로 치부해 버릴 것이다. 그러나 자신은 나름대로 수도를 잘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더 이상 되돌릴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운수마당에 가서 운수와 도통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몸소 겪게 된다면 정말로 암담하게 될 것이다.

  세 번째, ‘비리괴려를 엄금함’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비리괴려는 ‘도리(道理)에서 어그러져 합당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 또한 사람들이 진심으로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마음먹은 대로 사람들을 좌지우지 하려는 삿된 의도를 가지고 도리라는 이름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현혹시키는 것을 말한다 하겠다. 이는 자신을 속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하겠다.

요즘 한참 도인들을 이치에 맞지도 않는 황당한 논리로 현혹시키고 있는 일부 단체 사람들의 모습이 그에 대한 예라 할 수 있겠다. 우리의 도통은 진리도통, 달리 말하면 이치에 맞게 바르게 수도를 했을 때만이 도통할 수 있는 것이다. 도리에 맞지 않은 사이비한 논리에 입각하여 도를 닦는다면 그 사람의 운명은 생각하기 조차 싫은 상황으로 펼쳐지게 될 것이다.

  먼저 자신이 지금 이치에 맞는 바른 수도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아무런 사심 없이 오로지 잘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바르게 도리를 전해주고 있는지를 항상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진정 자신을 위하는 길은 남을 잘되게 하는 것이며 그것은 결국 바른 진리로 운수와 도통을 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반성하거나 내면의 성찰을 개을리 하여 사사로이 생겨나는 삿된 욕심을 점점 키워나가 무자기를 상실한다면 결국 사회 사람과 다를 바 없으며, 심지어는 상상도 못할 크나큰 죄를 짓고 마는 상황까지 전개된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까지 여러 사례에서 지켜봐왔다.

  그럼으로 도인들도 수도를 통해 사심의 유혹에서 벗어나 무자기를 근본으로 하여 양심 회복에 만전을 기할 때만이 바라는 운수와 도통에 더욱 다가갈 수 있게 된다. 이를 망각하고 자신을 속이는 일이 일상처럼 되어버린다면 아예 운수와 도통은 기대할 수 없는 허망한 길로 들어서고 만다. 따라서 자신을 속이지 않는 무자기를 수도의 옥조로 삼아 나가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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